여름은 사케에게 정말 최악의 계절일까?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지금, 사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가장 신경 쓰이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뜨거운 온도와 강한 햇빛은 사케의 향과 맛을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이렇게 열과 빛, 시간에 의해 사…
여름은 사케에게 정말 최악의 계절일까?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지금, 사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가장 신경 쓰이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뜨거운 온도와 강한 햇빛은 사케의 향과 맛을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이렇게 열과 빛, 시간에 의해 사케의 품질이 변하는 현상을 흔히 열화 라고 부릅니다. 물론 열화는 사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와인, 맥주, 전통주처럼 증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발효주는 대부분 열과 빛에 민감합니다. 이 술들은 증류주와 달리 원료와 발효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향기 성분, 아미노산, 당, 유기산 등을 그대로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사케가 열화에 취약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와인의 경우 일부 제품은 병 안에서 천천히 숙성되며 더 복합적인 풍미를 갖도록 설계됩니다. 그래서 “시음 적기”라는 말도 자연스럽게 사용됩니다. 물론 모든 와인이 오래될수록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와인에는 병숙성이라는 문화와 구조가 비교적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사케, 특히 긴죠·다이긴죠·생주 계열은 신선도가 중요한 술 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숙성을 마치고 병입된 뒤, 비교적 이른 시점에 마셨을 때 가장 깨끗하고 섬세한 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사케는 왜 열과 빛에 취약할까요? 열처리 해도 열화가 완전히 막히지는 않는다 사케는 보통 화입(히이레) 이라고 부르는 열처리 과정을 거칩니다. 열처리는 사케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생물과 효소의 활성을 낮춰 부패나 재발효의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열처리 과정은 미생물에 의한 부패를 막는 과정이지, 사케 안의 성분들이 시간과 온도에 의해 일으키는 화학적 변화를 완전히 멈추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열처리거친 사케라도 병 안에는 여전히 아미노산, 당, 유기산, 향기 성분, 황을 포함한 성분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저장 중 열, 산소, 빛, 시간의 영향을 받으며 천천히 변화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사케 특유의 신선한 향은 줄어들고, 묵은 향이나 불쾌한 열화취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열화취의 대표 성분, DMTS 사케의 열화취에는 여러 성분이 관여합니다. 예를 들어 methional 은 삶은 감자, 간장, 꿀처럼 눅진한 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일부 알데하이드류는 풋내, 눅눅한 향, 생쌀 같은 느낌을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케의 불쾌한 노화취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성분 중 하나가 바로 DMTS, dimethyl trisulfide 입니다. DMTS는 사케에서 단무지, 삶은 양배추, 양파, 황 냄새 같은 인상을 주는 휘발성 황화합물 입니다. 아주 적은 양으로도 냄새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케의 깨끗한 향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 성분으로 여겨집니다. 쉽게 말하면 DMTS는 사케가 오래되었거나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느껴지는 묵고 찐 듯한 무레카와 관련이 깊은 성분입니다. DMTS는 어떻게 생길까? 사케는 쌀을 원료로 만든 곡물 발효주입니다. 쌀에는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고, 양조 과정에서 코지 효소는 이 단백질을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로 분해합니다. 이때 생성되는 아미노산 중에는 메티오닌 처럼 황을 포함한 성분도 있습니다. 이 황 함유 아미노산은 저장 중 여러 화학 반응을 거쳐 DMTS 같은 황화합물의 전구체가 될 수 있습니다. 과정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DMTS는 미생물이 살아 있어서 계속 만들어내는 냄새라기보다는, 사케 안에 이미 존재하는 성분들이 저장 중 화학적으로 변하면서 생기는 열화취 성분 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화입을 했다고 해서 DMTS 발생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습니다. 화입은 미생물과 효소의 문제를 줄여주지만, 병 안에 남은 아미노산, 당, 산소, 황계 전구체들의 화학 반응까지 멈출 수는 없습니다. 온도가 오르면 왜 더 빨리 나빠질까? 화학 반응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빨라집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식품 화학 반응은 온도가 10℃ 상승할 때 반응 속도가 약 2배에서 3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사케를 5℃에서 보관하는 것과 25℃에서 보관하는 것은 단순히 “20℃ 차이”가 아닙니다. 병 안에서 일어나는 산화, 에스터 감소, 노화취 생성, 갈변 반응의 속도 자체가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는 사케의 좋은 향을 담당하는 휘발성 에스터 들이 줄어들기 쉽습니다. 긴죠나 다이긴죠에서 느껴지는 사과, 배, 멜론, 바나나 같은 향은 대부분 섬세한 향기 성분에 의존합니다. 그런데 온도가 높아지면 이런 산뜻한 향은 먼저 약해지고, 대신 DMTS, methional 같은 묵은 향 성분의 존재감이 커집니다. 물론 사케가 열화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사케가 가진 가장 중요한 매력, 즉 향의 선명도와 깨끗한 후미 가 사라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케는 왜 와인보다 더 취약하게 느껴질까? 사케가 와인보다 열화에 취약하게 느껴지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사케는 와인에 비해 일반적으로 산도가 낮고 pH가 높은 편 입니다. 산도가 높은 술은 미생물과 산화 반응에 대해 어느 정도 방어력을 갖지만, 사케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섬세한 대신 이런 완충력이 약한 편입니다. 둘째, 와인에는 보통 아황산염 이 사용됩니다. 아황산염은 산화와 미생물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포도에서 유래한 폴리페놀, 탄닌 같은 성분도 산화에 대한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반면 사케는 쌀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와인처럼 포도 껍질과 씨에서 오는 폴리페놀이나 탄닌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사케는 와인처럼 아황산염을 이용해 보존성을 설계하지 않습니다. 셋째, 사케의 매력은 아주 섬세한 향에 있습니다. 특히 긴죠·다이긴죠 계열은 깨끗하고 맑은 과실향이 중요합니다. 이런 향은 조금만 줄어도 품질 저하가 크게 느껴집니다. 결국 사케는 와인보다 방어막은 적고, 반응할 성분은 많으며, 잃기 쉬운 향이 핵심인 술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적 처리를 하면 안되나? 그렇다면 와인처럼 사케에도 아황산염을 넣으면 되지 않을까요? 이론적으로는 산화 억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케에서는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아황산염은 일부 알데하이드나 산화 반응을 억제할 수 있지만, DMTS 같은 휘발성 황화합물을 완전히 막거나 이미 생긴 열화취를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사케는 와인보다 pH가 높기 때문에 같은 양의 아황산염을 넣어도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케의 향은 매우 섬세합니다. 아황산염 특유의 성냥, 유황, 자극적인 인상이 조금만 튀어도 사케 고유의 맑은 향과 부드러운 후미를 해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케의 열화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화학적 보존료를 넣는 것이 아니라, 저온 보관, 차광, 산소 관리, 빠른 소비 입니다. 결국 답은 저온 보관이다 정리하면, 사케의 열화는 단순히 “열처리를 했느냐 안 했느냐”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열처리는 부패와 재발효를 줄여주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케 안에 남아 있는 아미노산, 당, 황계 전구체, 향기 성분들은 여전히 열과 빛, 시간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여름철의 고온 환경은 이 반응을 빠르게 촉진합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좋은 향은 사라지고, 불쾌한 노화취는 더 빨리 나타납니다. 따라서 사케를 좋은 상태로 즐기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단순합니다. 고온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 햇빛을 피하는 것. 가능하면 저온에서 보관하는 것. 그리고 신선할 때 마시는 것. 사케의 열화는 공포스러운 현상이지만, 원리를 알고 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사케는 약한 술이라기보다, 섬세한 향과 깨끗한 맛을 지키기 위해 조금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술 입니다. 여름에 주문한 사케 안전할까? 2023년 일본양조협회지에 발표된 저장온도 연구에서는 시판 화입 사케 7종을 0℃, 15℃, 25℃, 35℃ 에서 각각 2개월, 4개월, 6개월 동안 보관하며 품질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꽤 명확했습니다. 0℃와 15℃에서는 6개월이 지나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일반적인 화입 사케는 15℃ 이하의 서늘하고 어두운 환경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5℃부터는 열화가 관찰되기 시작했고 , 특히 35℃에서는 노화취 증가와 품질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35℃에서 6개월 보관한 사케는 노화취 성분인 DMTS가 약 12배 , 삶은 감자나 간장 같은 눅진한 향을 내는 메치오날은 약 5.2배 증가 했습니다. 반대로 산뜻한 과실향을 담당하는 초산이소아밀과 초산에틸은 약 30% 감소 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여름의 한낮 기온, 대략 35~37℃ 정도에 몇 시간 노출되는 것은 어떨까요? 일반적인 히이레 사케라면 몇 시간 정도의 단기 노출만으로 바로 망가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온도보다 누적 시간 입니다. 35℃ 전후의 환경에 하루 이상 머물거나, 40℃ 이상으로 올라가는 창고나 배송차 안에 오래 방치되면 열화 위험은 확실히 커집니다. 특히 여름철 비냉방 택배차나 물류창고 내부는 외부 기온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습니다. 외부가 35℃여도 차량 내부나 창고 안은 40~45℃ 이상 까지 올라갈 수 있고, 이때는 일반 히이레 사케도 향미 손실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름에 사케를 주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고온 운송 환경에서 벗어나느냐 입니다. 가능하다면 냉장 운송이 보장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도착 후에는 바로 수령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한여름에는 나마자케, 니고리, 무로카 나마겐슈 같은 제품은 가급적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향미 저하를 넘어 효소 작용, 재발효, 가스 발생, 미생물적 변질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환경 이거나 30도 이상의 한여름이 아닌 경우에는 생각한 것 보단 안전하지만 그래도 열처리 사케 라고 해서 열화에 안전한것은 아니며 날씨가 무더운 여름에는 나마자케는 구매 자제, 열처리 사케도 현지에서 직접 구하는것이 아니면 조금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만약 직구를 하는 입장이라면 현지 물류창고 체류 시간과 통관 시간이 짧아 지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을듯 합니다! 생숙(生熟)? 출처: https://note.com/00kub0/n/n120ba8b8af89 사케를 즐기는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차갑게 마시는 긴죠,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준마이, 오래 묵혀 마시는 고주까지. 그런데 그중에서도 꽤 특이한 장르가 있습니다. 바로 생숙(生熟)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속해서 “사케는 열과 빛에 약하다”, “특히 나마자케는 냉장 보관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실제로 나마자케는 열처리를 하지 않은 생주이기 때문에, 일반 히이레 사케보다 훨씬 민감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나마자케를 찾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 특유의 신선함.막 짜낸 듯한 생동감. 살아 있는 듯한 향과 질감. 그런데 재미있게도, 일본에는 이 나마자케를 일부러 일정 기간 숙성시켜 마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술을,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변해가는 맛으로 즐기는 겁니다. 이걸 흔히 생숙 , 또는 생숙성 에 가까운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생숙은 “여름 창고에 막 방치된 나마자케”와는 전혀 다릅니다. 아무 생주나 상온에 던져두고 “이거 숙성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숙성이 아니라 사고에 가깝습니다. 생숙을 즐기는 사람들은 보통 술을 고릅니다. 산도가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도수, 맛의 힘이 있는 생주. 예를 들면 무여과 생원주, 키모토, 야마하이, 진한 준마이 계열처럼 시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술들입니다. 이런 술은 숙성되면서 처음의 산뜻한 과실향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대신 다른 매력이 올라옵니다. 감칠맛이 깊어지고, 단맛과 산미가 둥글게 섞이고, 곡물감과 숙성감이 생기고, 데웠을 때 묘하게 맛이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냥 신선하게 마시는게 좋습니다. 참고자료 東京国税局, 「日本酒(清酒)に関するもの」 https://www.nta.go.jp/about/organization/tokyo/sake/abc/abc-sake.htm Isogai et al., 「清酒の貯蔵温度が品質変化に及ぼす影響」, 日本醸造協会誌 118(9), 2023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brewsocjapan/118/9/118_649/_pdf 酒類総合研究所, 「清酒のにおいとその由来について」 https://www.nrib.go.jp/data/pdf/seikoumisan.pdf Okamoto et al., 「溶存酸素低減による清酒の品質保持(第1報)」, 日本醸造協会誌 94(10), 1999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brewsocjapan1988/94/10/94_10_827/_article/-char/ja/ Koizumi et al., 「溶存酸素低減による清酒の品質保持(第3報)」, 日本醸造協会誌 98(2), 2003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brewsocjapan1988/98/2/98_2_125/_article/-char/ja/ Nose et al., 「蛍光灯下の清酒着色度増加に及ぼす要因について」, 日本醸造協会誌 116(3), 2021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brewsocjapan/116/3/116_173/_pdf/-char/ja Watanabe et al., 「清酒のビン内気相とビンの色が熟成に与える影響について」, 秋田県総合食品研究センター 報告 18, 2016 https://www.jstage.jst.go.jp/article/arif/2016/18/2016_9/_article/-char/ja/ Sugimoto et al., “Changes in the Charged Metabolite and Sugar Profiles of Pasteurized and Unpasteurized Japanese Sake with Storage,”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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